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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산 억새 산행 후기 | 모산재·돛대바위·영암사지 원점회귀 12km 코스 (2026년 10월 억새 상황)

by note47201 2026. 10. 19.

황매산 억새 산행 후기 | 모산재·돛대바위·영암사지 원점회귀 12km 코스 (2026년 10월 억새 상황)

황매산 억새 물결


봄에는 분홍빛 철쭉, 가을에는 은빛 억새로 산 전체가 옷을 갈아입는 곳, 경남 합천의 황매산은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보여 주는 명산입니다. 해발 1,113m의 정상 아래 넓게 펼쳐진 고원은 가을이 되면 억새가 바람에 따라 물결치며 장관을 이룹니다. 2026년 10월 19일, 억새가 절정을 향해 가는 황매산을 다녀온 후기를 이동 과정과 코스 구간별 특징, 억새 상황, 그리고 직접 다녀와서 느낀 산행 팁을 정리했습니다.

  1. 광주 첨단에서 합천 모산재 주차장까지, 습한 날의 산행 시작
    이번 산행은 광주 첨단시민의숲에서 아침 7시에 출발했습니다. 고속도로를 달려 합천으로 향하니 오전 9시 10분쯤 모산재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화장실을 다녀오고 등산화 끈을 단단히 조인 뒤, 배낭을 메고 황매산 정상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전날 비가 내린 탓에 공기는 맑았지만 습도가 무척 높았습니다. 조금만 올랐는데도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될 정도였습니다. 가을 산행이라고 방심하기 쉽지만, 비 온 다음 날에는 여름 못지않게 땀이 나니 물을 넉넉히 챙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의 코스 요약
    • 코스: 모산재 주차장 → 돛대바위 → 모산재 → 산불감시초소 → 황매산 정상 → 모산재 → 순결바위 → 영암사지 → 모산재 주차장
    • 총 거리: 약 12km
    • 소요 시간: 약 6시간 20분 (점심과 휴식 포함)
    • 주의 구간: 돛대바위~모산재 암릉 구간과 순결바위 방면 하산길
  1. 돛대바위에서 모산재까지, 사방이 트인 암릉의 절경
    주차장을 출발해 오르막을 오르다 보면 이 코스의 첫 번째 명소인 돛대바위를 만납니다. 배의 돛처럼 우뚝 솟은 바위가 인상적인 곳인데, 이곳에 자리를 잡고 준비해 간 과일로 갈증을 달랬습니다. 땀을 많이 흘린 뒤라 시원하고 달콤한 과일 한 조각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습니다.
    잠시 숨을 고른 뒤 모산재로 곧장 올랐습니다. 모산재는 거대한 바위 능선으로 이루어진 봉우리로, 철계단과 바위길이 이어져 오르는 재미가 있습니다. 정상부에 서면 사방이 막힘없이 트여 있어 발아래로 합천의 들판과 마을, 겹겹이 이어진 산줄기가 한눈에 펼쳐집니다. 힘들게 올라온 보람을 단번에 느끼게 해 주는 풍경이었습니다. 다만 비 온 다음 날이라 바위 표면이 군데군데 젖어 있어 발 디딜 곳을 확인하며 조심스럽게 움직였습니다.
  1. 산불감시초소에서 정상까지, 은빛 억새 물결 속으로
    모산재를 지나 봄이면 철쭉으로 붉게 물드는 철쭉 군락지를 통과했습니다. 지금은 꽃 대신 초록과 갈색이 섞인 나무들이 자리하고 있어, 같은 길이라도 계절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산불감시초소에 이르자 드디어 기다리던 억새의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초소 부근에서 가져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은 뒤 다시 정상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산을 오르는 일은 언제나 힘들지만, 배부르게 먹고 난 뒤의 오르막은 두 배로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마냥 쉴 수만은 없어 천천히 걸음을 옮겼습니다. 정상으로 향하는 넓은 산등성이는 온통 억새로 덮여 있었고, 바람이 불 때마다 은빛 물결이 이리저리 출렁였습니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억새 사이를 걷다 보니 식후의 힘겨움도 잊게 되었습니다. 황매산 정상에서 인증 사진을 남기고, 억새 고원과 주변 산줄기를 한참 동안 바라보며 가을의 정취를 만끽했습니다.
  1. 순결바위와 영암사지를 거쳐 하산, 황매산 억새 산행 팁
    하산은 다시 모산재로 돌아와 순결바위 방향으로 내려갔습니다. 순결바위는 바위 사이 좁은 틈으로 이루어진 곳으로, 마음이 깨끗하지 않은 사람은 통과하지 못한다는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이어 내려오면 통일신라 시대의 절터인 영암사지에 닿습니다. 지금은 건물이 남아 있지 않지만, 쌍사자 석등과 석탑, 넓은 석축이 옛 사찰의 규모를 짐작하게 해 줍니다. 모산재의 웅장한 암벽을 배경으로 한 절터의 고즈넉한 풍경이 산행의 마무리를 차분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영암사지를 지나 모산재 주차장으로 돌아오니 약 12km, 6시간 20분의 산행이 끝났고, 피곤하지만 뿌듯한 마음으로 광주로 향했습니다.
    직접 다녀와 보니 가을 황매산 억새 산행을 계획하는 분들께 다음 내용을 권하고 싶습니다.
    • 억새 시기 확인: 황매산 억새는 보통 10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햇빛이 비스듬히 비치는 오후에 은빛이 특히 돋보입니다.
    • 물은 넉넉하게: 비 온 다음 날이나 습한 날에는 가을에도 땀을 많이 흘립니다. 1인당 1.5~2리터 정도를 권합니다.
    • 암릉 구간 주의: 돛대바위, 모산재, 순결바위 구간은 바위가 많아 장갑과 접지력 좋은 등산화가 필요합니다. 비 온 뒤에는 특히 미끄러우니 조심하세요.
    • 바람막이 지참: 고원 지대는 바람이 강해 땀이 식으면 금세 쌀쌀해집니다.
    • 점심 후 페이스 조절: 식사 후 바로 오르막을 오르면 부담이 크니, 잠시 쉬었다가 천천히 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난봄 철쭉으로 만났던 황매산을 가을 억새로 다시 만나니, 같은 산이 이렇게 다른 얼굴을 가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새삼 놀라웠습니다. 바람에 출렁이던 은빛 억새 물결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가을이 깊어지기 전에 황매산의 억새를 꼭 한번 만나 보시길 추천합니다.